월드컵이 만드는 상품가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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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컵이 만드는 상품가치

월드컵이 만드는 상품가치

 

공이 굴러 돈으로

작은 공 하나의 움직임에 따라 전 세계인의 관심을 하나로 모으는 스포츠가 또 있을까? 축구는 세계에서 가장 인기 있는 스포츠 중 하나로 전 세계에는 현재 2억 5,000만 명으로 추산되는 프로와 아마추어 축구선수가 등록되어 활동하고 있으며, 7세부터 80세까지의 연령층에 약 10억 명에 이르는 동호인들이 있다. FIFA 회원국이 203개로 올림픽보다도 많은 국가가 등록되어 있으며, FIFA 승인 축구클럽만도 60만개, 축구팀이 410만 개나 결성되어 있다. 이 만큼의 화제와 관심이 집중되는 월드컵은 수치로는 가늠할 수 없는 정치적, 경제적, 사회적 통합 분위기를 조성하는 ‘지구촌 최대의 종합제전’이라고 할 수 있다. 또한 개최국에는 건설, 관광, 기업홍보, 광고, 정보통신, 스포츠마케팅, 방송기술 등 갖가지 부문에서 엄청난 유발효과를 일으킬 뿐만 아니라 개최국 국민으로서 자부심과 애국심을 갖게 되는 계기가 된다.

 

월드컵의 상품 가치

실제로 월드컵대회는 단순한 축구대회를 넘어 그 자체가 거대한상품 광고의 장이 되었고, 잘만하면 기업은 월드컵을 계기로 세계적 브랜드로 도약할 수 있다. 개최국은 국가 홍보의 절대적인 기회로 삼을 수 있으며 좋은 성적을 거둔 국가는 국가 브랜드를 알릴 수 있는 절호의 기회가 되는 것이다. 이러한 이유 때문에 기업들이 월드컵 마케팅에 열을 올리는 것이다. 월드컵은 해를 거듭할수록 상업적인 잠재력을 드러내며 최고의 상업적 가치를 지닌 하나의 상품으로서 존재하고 있다.

월드컵이 하나의 상품으로서 가치를 마련하게 된 이면에는 아벨란제 회장의 취임과 이를 둘러싼 국제 축구의 정치적 역학관계가 있었기 때문이다. 아벨란제 회장 이전의 역대 회장들이 월드컵의 상업적 가치를 몰랐던 것은 아니지만, 지나친 상업성을 만들어가기에는 참여 국가, 인지도, TV 등의 주변 여건들이 성숙되어 있지 않은 상황이었다. 그리고 스포츠는 상업성이 아닌 순수 아마추어리즘을 좇아야 한다며 교육적인 측면을 강조하고 정치적이나 상업적 압력으로부터 보호되어야 한다고 주장하기도 하였다.

그러나 대회가 커지면서 대회 개최에 막대한 비용이 들어가고 각국 축구협회의 지원 없이 대회를 운영하는 데 한계를 느끼는 사이 아벨란제와 그의 지지자들은 전 세계의 축구협회를 상대로 FIFA가 발전하기 위해서는 현재의 것보다도 더욱 과감하게 상업적인 부분에 관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FIFA가 명실상부한 국제기구가 되고 월드컵이 인류의 축제가 되어야 한다고 주장하며 유럽의 반대를 물리치고 남미와 아프리카, 아시아 축구협회와 돈독한 관계를 맺으며 세계 축구계를 장악하였다.

 

작은 공을 황금으로 만든 아벨란제 회장

아벨란제는 “축구를 세계화한다”는 명목을 가지고, 그것의 실현을 위해서는 많은 재정적인 지원이 필요하며, 따라서 재력이 있는 파트너를 구해야 했다. 이러한 시점에 스포츠를 통해 브랜드를 성장시키고 축구시장을 선점하려는 아디다스 회장 호스트 다슬러와 스포츠를 마케팅 도구로 활용하는 코카콜라가 FIFA의 파트너가 되었고, 이들 기업을 활용한 상업적인 활동이 시작되면며 아벨란제 시대를 만들어갈 수 있었다.

그리고 아시아 지역시장의 확대를 위해 일본 최대의 광고 대행사인 Dentsu와 축구 관련 용품 최대 회사인 ADIDAS, 그리고 FIFA 3사가 출자하여 월드컵 마케팅을 할 수 있는 ISL(International Sportsand Leisure)이라는 회사를 만듦으로써 월드컵의 상업화에 박차를 가하기 시작하였다.

또한 그들이 추구하는 상업성의 도구를 더욱 확대하기 위하여 대륙별 대회와 세계 청소년 축구대회를 만들어 아프리카와 아시아 같은 축구 변방의 나라들에게도 국제적인 경기에서 뛰어 볼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해주었다.

이러한 이들의 계획은 성공을 거둬 몇몇 나라는 축구 실력에서 두각을 나타냈고 아프리카와 아시아 국가들에서는 새로운 축구붐이 일어났다. 아벨란제가 추구하였던 것처럼 유럽 중심에서 전세계로 축구의 기술이나 영향력이 확대되는 기회가 된 것도 이러한 시기와 일맥상통한다고 볼 수 있다.

이러한 성공 이면에는 대회에 참가한 기업들의 재정적인 지원이 일익을 담당하였으며 아벨란제는 처음 열린 78년 아르헨티나 대회에서 코카콜라, 질레트, 세이코 등 6개의 메이저 회사를 파트너로 끌어들였다. 또한 참가팀도 16개 팀에서 24개 팀으로 확대하여 새로운 마케팅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이를 통해 재원을 마련하였다.

ISL을 통해 확고히 만들어진 마케팅 프로그램의 특징은 카테고리별 독점권을 부여해주고 그에 따라 기업들은 경기장에 광고판 설치, 로고 사용, 프로모션 권리 등의 혜택을 보장받게 된다. 이를 통해 확보된 기업들은 거대 기업들이었으며, 참여하는 것 자체가 많은 돈이 투자되어야 하기 때문에 세계로 진출하려는 기업이 아니면 참여하기 어려웠다.

이후 ISL은 세계 스포츠 마케팅 시장을 독점적으로 장악하면서 성장하였고 올림픽대회에도 마케팅 대행사로 참여하면서 그 진가를 발휘하였다.

이런 ISL의 성공에는 ‘마케팅에 있어서의 세계화’가 주효했기 때문이다. 왜냐하면 거대 기업들이 스포츠 이벤트를 이용하여 전 세계에 같은 시간에 동일한 메시지를 전달하는 것이 마케팅에 있어서의 세계화이고, 이러한 마케팅 방식이 변화하는 기업 환경에 적합하다는 것이다. 이미 세계화된 방식의 기업경영을 선호하던 코카콜라와 같은 기업들이 재빠르게 이러한 마케팅 프로그램의 우수성을 인식하고, 이러한 기업의 기대에 부응하여 ISL은 다양한 프로그램을 그의 고객들에게 대대적으로 제공하였다.

그들은 월드컵에서 전 세계에 TV로 방영되는 스타디움의 경기장에 광고판을 설치하여 독점적으로 광고권과 각종 이벤트에서의 독점적인 권리까지도 제공하였던 것이다. 또한 참여한 스폰서들은 참여 선수 및 진행자 그리고 방송에게 각종의 서비스를 제공하였다. 대회에 소요되는 사진기와 복사기는 Canon에서 음료수는 코카콜라, 볼보이의 옷은 Adidas에서 그리고 개막 행사에 필요한 장비뿐만 아니라 모든 필요 물품들을 참여한 기업들에게서 독점적으로 제공받았다.

ISL은 FIFA와 관련된 모든 상표권을 손에 쥐고 이들을 활용한 수많은 마케팅 프로그램을 고안해서 이를 세계적인 기업들에게 독점적으로 판매하였고, 이러한 마케팅은 이들 스폰서 기업들의 규모에 걸맞게 전 세계에 전달될 수 있었다.

그러나 ISL은 2001년 5월 파산선고를 받아 회사가 사라졌고, FIFA는 ISL의 기능을 대신하는 회사인 FIFA Marketing AG를 설립하여 월드컵 마케팅을 지원·관리하였다.

축구의 상업화는 월드컵뿐만 아니라 아마추어리즘을 주장했던 올림픽과 그 외의 모든 스포츠계를 완전히 바꾸어놓은 하나의 초석이 되었다. 이러한 성장의 시기를 거치면서 월드컵은 이제 하나의 거대한 산업, 그리고 기업 간의 마케팅 장이 되었다. 또한 FIFA에서 일하는 것은 정부에서 일하는 것 이상으로 권력과 부를 얻을 수 있는 기회가 되었으며 FIFA 회원은 무료로 세계 여행을 다니고, 주최국의 최고급 만찬에 초대되며, 어느 나라를 가나 국빈대접을 받기 때문에 일부 언론에서는 그들을 스포츠의 마피아라고도 불렀다.

월드컵의 상업화는 축구를 전 세계에 보급하여 그들이 함께 참여하고 따를 수 있도록 만들었으며, 월드컵의 규모를 확장하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하였다.

이러한 월드컵의 성장 배후에는 스포츠적 가치보다는 상업적 논리와 가치가 있다는 사실이다.

 

참조 : 월드컵이 만들어내는 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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